제왕절개 하루전 D-1 / 임산부로서 마지막 날 (feat.오므론 혈압계)
23년 6월부터 24년 2월 초 입춘인 오늘까지, 길고 긴 임산부로서의 삶이 마무리 되고
아기 엄마가 되기 전까지 하루 남았다.
내일 이시간에는 저렇게 둥글거리는 배도, 태동도 더이상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되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 아쉽기도 하다가도 얼른 나왔으면 좋겠다가도 이상스러운 마음이 든다.
아기는 마지막 진료일 (24. 2. 1 기준) 3.3kg
세상에 빛을 볼때에는 3.4kg 까지 커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니 정말 예정일 하루전까지
꽉 채워 이 세계로 오는 구나 싶다.
지난 임신 기간 동안 정말 건강하고 아무일 없이 하루하루가 흘러갔다면, 막달 동안에는 혈압으로
걱정을 꽤나 했다. 갑자기 높아진 혈압으로 인해서 혹시나 임신 중독이나 임산부 고혈압으로
응급 수술을 해야하나 계속 맘을 졸였으나, 약을 먹으니 혈압이 약간은 조절되어 그럴필요는 없었다.
실제로 혈압약은 크게 임산부에게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심장을 보온하는 효과가 있어서
젊은 의사선생님들도 부러 드신다고 주치의 선생님은 안심을 시켜주셨다.
그래서 혹시나 몰라서 혈압계를 구매했다. 아기를 낳으면 혈압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출산 이후에도 혈압 관리를 해야할 것 같아 샀다. 남편도 혈압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잘 선택한 소비인 듯 하다.
쿠팡에서 약 60,000원 이하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고, 바로 다음날 왔다.
이상하게 집에서 혈압을 측정하면 낮게 나오는데, 병원에서 재면 꼭 높게 나와서
억울할때도 있었다. ㅜ ㅜ 그래도 집에서 혈압을 잴 수 있다는것에 만족.
(꽤나 정확한 것 같다 그래도.....)
2월 4일 오늘 아침부터 배가 계속 아파왔다. 내일이 나오는 날인것을 아는 건지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주기적인 통증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슬이 보이거나, 양수가 터지지 않고 조금 불규칙한 통증으로 인하여
아직은 병원에 갈 필요성은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그냥 조금 참고 있다.
그리고 이 글을 쓸 정도의 통증이라면, 진짜 진통이 아니라 가진통이 아닌가 하는 의심으로
참아내고 있다.
통증의 느낌은 변의와 생리통 그 사이에 있다. 치골뼈부터 배 전반이 사르르 통증이 있는데
이걸 진통이라고 부르는지는 전혀 모르겠다. 엄마에게 여쭈어보니 사람마다 너무 다르고
아이마다 달라서 점점 심해지면 병원을 가는 것이 좋겠다고 하셔서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두근두근 하고 무섭기도 하고, 이렇게 아픈게 맞는건지 모르겠고,, 처음이라서
너무너무 해매고 있는 뭐든지 초보엄마.
마지막 소감
아기를 세상에 내놓는다는 것이 단순히 출산과 육아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세계를
이 지구에 안착시키는 것이다. 아기는 태어날 뿐이지만, 작고 여린 존재에서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또다른 세계가 된다. 하나의 독립된 세상이 찾아오기 전까지
아기의 엄마와 아빠는 아기의 전부가 될 것이다.
아기가 사랑으로 자라서 '나는 이세상에 잘 태어났다, 사랑으로 만들어진 행복한 존재' 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단순한 교감이 아니라 책임감이라는 무거운 마음으로 아이를 키워보려고 한다.
긴 여정에서 후회도 하고, 어쩌면 길을 찾지 못해서 어려움을 느끼고 절망할 수 도 있겠지만
모든 길이 행복했기를 바라며..